야구장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는 투수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늘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저 선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덕아웃으로 걸어 들어갈까'라는 의문이죠. 며칠 전 한화 이글스의 김서현 선수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었을 때, 팬들의 반응은 안타까움과 다행스러움이 섞여 있었습니다. 4경기라는 짧은 시간 동안 거듭된 난조, 그리고 이어지는 감독의 기용. 이 장면을 보며 저는 예전에 2군에서 절치부심하며 투구 폼을 완전히 새로 짜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무작정 1군에서 부딪히는 게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걸, 그땐 미처 몰랐죠. 부진의 늪에서 마주한 '믿음'이라는 이름의 부담선수를 향한 사령탑의 굳건한 신뢰는 때로는 독이 되어 돌아옵니다. 성적에 대한 압박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기회는 오히려 선수를 궁지로 ..